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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발인자를 찾아서 재해석해 주라.


환자와 대화 가운데 유발 인자를 조사하면서 우울증에 대한 가설을 세워 본다.

  1. 어떤 사건들이 환자의 우울증을 유발하였는가
  2. 환자가 자기애적 가치를 두었으나 성취에 실패한 것이 있는가?
  3. 환자가 인정 받고 싶어하는 중요한 인물은 누구인가?
  4. 참을 수 없이 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사람이 있는가?
  5. 자기 대상의 좋은 반응을 갈망하였으나 좌절되었는가?

 어머니와 갈등이 풀리지 않은 채 무의식에 남아 있는 여성이 딸을 낳았을 때는 이 갈등이 재생되어 우울에 빠질 수 있다.


30대 초반의 부인이 우울과 초조감 그리고 불면증으로 내원하였다. 3개월 전에 딸아이를 분만하고부터 시작되었다고 하였다. 이상하게도 딸이 싫고 울음소리만 들어도 소름이 끼칠 정도로 정내미가 떨어진다고 하였다. 어느날은 이 갓난 아이를 목욕시키다가 자기가 아이의 가녀린 목을 한 손으로 조르는 생각이 떠 올라서 소스라치게 놀랬다. 당장에 친정에 연락하여 동생을 오게 하였다. 아이를 죽일 것 같아서였다. "제가 나쁜년이지요. 어린 것이 무슨 죄가 있다고 내가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죄책감으로 부인은 괴로워했다. 그래도 남들이 아이를 볼까봐서 교회도 못나가고 방문객도 사절했다. 우선 아이를 남들에게 보이기가 챙피하다고 했다. 아이의 코가 못생겨서 챙피하다고 했다. 문제는 아이의 코로부터 시작되었다. 분만실에서 갓난아이를 처음 대면했을 때 아이의 코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너무 작고 납작한 것이 엄마인 자기 코를 닮았기 때문이었다. 내가 보기에 엄마의 코는 예뻤다. 성형수술을 받은 코였다. '그렇다고 자신이 성형수술을 받은 사실이 아이로 인해서 탄로나기 때문에 아이가 미운 것일까?' 그것은 아니었다.


그 후 정신치료 과정에서 아이에 대한 미움의 실체가 밝혀졌다.

그녀는 딸만 둘인 집안의 둘째였다. 아버지는 '시골에서 썩기에는 아까운 분'이었다. 외국에서 공부도 많이 했고 얼굴도 영화배우 신성일씨보다 잘 생기셨다. 하지만 평생을 무위도식하며 도박으로 재산을 다 날리신 분이었다. 어머니의 고생덕에 가족들이 생계를 유지하였다. 언니와 어머니는 사이가 좋았다.언니는 어머니의 고생을 이해해드렸고 아버지의 무능을 미워했다. 그러나 환자인 이 부인은 아버지가 무작정 좋았다. 아버지를 구박하는 어머니가 미웠다. 결혼 후에도 생각해 보면 어머니가 불쌍해서 선물을 많이 가지고 친정에 방문한다. 그러나 하루 밤을 넘기기가 어렵다. 사소한 일로 어머니와 싸움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학창시절에는 어머니가 학교에 오는 것을 죽기보다 싫어했다. 어머니의 행색이 초라하고 특히 어머니의 코가 납작하고 미워서 챙피했다. 여기서 코 얘기가 나왔다. 언니의 코는 아버지의 코를 닮아서 예쁘다. 그러나 자신은 어머니의 코를 닮아서 밉다. 첫 월급을 타서 성형수술을 받아 버렸다.


아이가 무섭도록 미운 것은 어머니의 코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코가 어머니를 상징한다. 아이의 코가 어머니와 닮았기 때문에 환자의 무의식은 아이를 어머니를 착각하고 있었다. 아이에 대한 양가감정과 죄책감과 우울은 어머니에 대한 감정과 갈등의 복사판이었다. 자신의 코를 성형수술한 것은 자신에게서 어머니를 추방한 상징적 행위였다. 또한 '내가 어머니를 미워한 것 같이 내 딸도 제 에미인 나를 미워하고 복수하려할 것이다'하는 심리가 숨어 있었다. 환자의 무의식에서 갓난아이는 복수의 칼을 가는 자객이었다. 임신과 분만이라는 여성 특유의 상황에서 발생한 갈등이였다. 6개월간의 정신치료로 부인은 통찰을 갖고 좋아졌다. 치료를 종결하는 날 남편과 아이를 데리고 왔다. 아이를 보며 화자는 "내 눈에 무엇이 씌웠었나 봐요 이렇게 예쁜 아이르 그렇게도 미워했으니 말이예요" 했다.



자신을 인정해 주고 자신을 바라보도록 해 주라.



우울증 환자는 자기 자신의 진정한 내적 요구에 귀를 기울인 적이 없는 사람들이다. 정서적으로 아주 중요한 상황에서도 환자는 한번도 자기 주장을 할 수 없었다. 단지 중요한 내적 대상에게 인정받으려 노력해고 비난을 피하고 보살핌을 얻는 데만 관심이 있었다. 역동 정신 치료자는 이런 우울증 환자를 도와서 지금까지 자기 자신을 위하여 살지 못했음을 깨닫도록 도와야 한다. 이런 깨달음의 과정에서 환자는 억울함을 느끼고 중요한 내적 대상을 향한 엄청난 분노를 터트리 수도 있다.


치료자는 환자의 이야기를 항상 과거와 연관지어서 듣는다. 또 환자와 어떤 관계가 있는 말인지를 생각하면서 듣는다. 정신역동적 접근의 핵심은 우울증의 원이 되는 대상관계 양상이다. 환자는 모두 내 탓이라고 자기를 비난한다. 자기 내부에 졵하는 엄한 내적 대상이 비난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대상관계의 양상을 자세히 분석하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 애상관계는 치료실에서 치료자와의 관계에서도 반드시 나타난다. 이것이 전이이다. 그래서 전이-역전이 발전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환자는 치료자에 대하여 전이 애착을 형성할 것이다. 치료자는 환자의 인생에 이미 존재했던 중요한 인물로 보일 것이가. 환자를 우울하게 만든 내적 대상관계가 전이를 통해서 보여질 때 이것을 환자에게 재해석해 준다. 환자는 자신의 인간관계 양상을 전이에서 보여준다. 당연히 내적 대상 관계도 전이에서 재현한다.


30대의 부인이 무가치감, 죄책감 등 우울증으로 고생하고 있었다. 역동 정신치료 중 환자는 치료자를 두려워하고 눈을 마주치지 못하며 자주 죄송하다고 사과를 했다. 치료자가 해석해 줄 때는 서둘러서 "맞아요"하고 수긍하고 반박하는 법이 없었다. 치료약속 날짜를 잡는 것도 자기 주장을 전혀 못했다. 치료비가 부담되었지만 치료자 앞에서는 오히려 싸다고 감사했다. 그의 치료실 밖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대인관계도 모두 이런 식이었다. 그녀의 정신역동적 공식은 내적 대상(어머니)에게 칭찬 받고 버림 받지 않으려는 것이었다. 치료자를 어머니르 착각하기 때문에 순종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어머니 전이이고 대상관계의 재현이었다. 이런 대상관계가 우울증의 원이이었다.


역동치료자는 역전이에 관심을 갖어야 한다 때로 우울증 환자가 심하게 감정을 드러내기 때문에 치료과정 중에 치료자는 절망감을 느끼고 화가 나기도 하며 환자를 포기해 버리고 싶은 마음도 일어 난다. 천사처럼 환자를 우울의 늪에서 구출해 주는 구조 환상도 떠오를 수가 있다. 환자가 호전을 보이지 않으면 효과적으로 돕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무력감과 죄책감으로 괴롭기도 하다. 그리고 그외에도 많은 감정을 경험한다. 익서이 역전이 감정인데 치료자가 느끼는 이런 감정은 환자의 생활 중에서 그의 주변이 다른 사람들도 느낄 수 있는 동일한 감정이다. 그래서 대인관계를 어렵게 만들고 우울증을 일으키고 지속시키는데 관여하였을 것이다. 치료적 관계에서 생겨나는 치료자 자신의 이런한 느낌들을 건설적으로 사용하여야 한다. (이무석, 195)


우울증의 원인과 정신 치료

우울증의 역동 정신 치료 기법 1 - 위로와 공감

우울증의 역동 정신 치료 기법 2 - 재해석과 자존감 높여주기

우울증의 역동 정신 치료 기법 3 - 새로운 삶 바라보기와 가족 역할